나비잠 /송태한
나비잠 /송태한 기다란 더듬이 가늘게 떨며 나비는 떠날 듯 머물 듯 지표 끝에 부채 같은 두 날개 모은다 노을 바람 함초롬 이슬 머금고 해를 비켜 어둠 돌아 건너가는 생과 사 부화의 굴레 산란하는 빛살에 기대어 날개 말린다 가슴속 조롱에 잠들지 않는 의문부호를 기르며 사는 삶 제철 방초마다 생소하고 아찔하기만 하다 갸우뚱한 기울기로 들여다보는 겹눈의 아침, 제 몸집 몇 배 은빛 날개 살랑살랑 비추어 보지만 도무지 잡히지 않는 꿈의 언저리 맴돈다 해종일 기웃거린다 화분花粉에 묻어나는 아득한 환영 꽃무릇 이파리에 기대어 꿈속으로 손끝에 닿지 않는 인연의 고리 거슬러 본 적 없으나 내내 애틋한 잊혀졌으나 눈앞에 선한 풍경 따라 귀환하는 주문을 왼다
o송태한의 시와 시집
2020. 5. 15.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