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뒤꿈치/송강 송태한
발뒤꿈치 송강 송태한 해마다 겨울철이 오면 내 발뒤꿈치엔 각질이 자란다 두껍게 자란 살 껍질이 협곡처럼 갈라져 피딱지마저 비칠 때면 한 발 내딛기조차 수월치 않다 미끄러운 빙판길 조심하랴 발바닥 사정 헤아리랴 이미 여러 해 몸에 기생하는 이 증세는 숨죽여 살아왔던 살갗의 반란처럼 이래저래 거동을 애먹인다 긁어 털어내고 깎아내도 다시 그 자리에 들어앉는 낯선 표피층 모래 먼지뿐인 사막지대 속에서 끝내 살아남은 절지류처럼 굳은살에 만져지는 금강송 껍질처럼 속 깊은 내력 삼엽충 화석 같은 질긴 목숨들 나무초리 까부라지고 높바람이 전갈처럼 꼬리 세운 겨울엔 내 몸을 버텨온 차가운 발끝에 겨우살이 하얀 각질이 핀다 송강 송태한 시인, 서양화가, 시집- 『우레를 찾다』, 『퍼즐 맞추기』, 『2인시집』 등 국제펜클럽..
o송태한의 시를 그리다(시화 작업)
2023. 2. 15.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