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노래송태한
그냥 지나치렴
무심히 스쳐가는 길목에서
남모르게 서러워하지 않을
수다스런 동무들의 웃음다발이거나
입가에 맴도는 노랫말이 되어 주마
귀 기울여보렴
햇살 고인 뜨락에서
식물학자인 양 눈을 깜빡이며
잠시 들여다보렴
나의 꽃잎과 꽃술
그 사이로 배어 나오는
한 오라기 팽팽한 정적 끝의
서리 같은 기도
이제 만져보렴
마법 꽃물을 부어 빚은 듯
사무치게 고운 꽃잎과
허공에서 파르르 떨던 가시까지
백지 안에 한 아름 엮어 그대여
상처 베인 우리들의 청춘과
아버지의 여윈 초상화 곁에
고요히 내려놓으렴
가슴 속 파도처럼 일렁이는
장미의 꽃말에 붉게 취했다면
※5/14 장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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