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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떠나가네 /송태한

o송태한의 시와 시집

by 송강 작가 2019. 7. 21.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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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떠나가네 /송태한

 

 

오늘밤 나는 하루를

막차에 실어 보내네

필름 같은 객차 창에

칸칸이 엷은 등불 켜지고

창가에 비치는 몇몇 얼굴

가방 속엔 한 뭉치 어둠을 싣고서

열차는 덜커덩 바퀴를 굴리네 

아무 팻말도 없는 접경지대

망각과 회상의 간이역

액자 모양 뿌연 터널을 지나며

몇 장의 사진이 망막 저편 걸리네

물레방아 소리 흘리며 돌아가는 영사기

쏟아지는 스크린 화면처럼

밤의 들녘을 가르고 가네

지붕 위 촉촉한 별빛

한 량 한 량 앨범 줄지어 엮은

그을린 나의 기차는

고단한 기억을 한 짐 부려놓고

아슴한 꿈의 저편을 감아

선로도 없이 흔들거리며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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