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리라. 아직,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벽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안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者) 혹은,충분히 사랑..
o문학 세상
2021. 1. 6. 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