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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뼈 / 유자효

o문학 세상

by 송강 작가 2017. 9. 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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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뼈 / 유자효

 

불에도 타지 않았다

돌로 찧어도 깨어지지 않았다

고운 뼈 하나를 발라내어

구멍을 뚫었다

입을 대고 부니 미묘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번뇌를 달래는 힘이 있었다

사랑을 북돋아 주진 못하지만

고통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힘

오직 사람의 뼈이어야만 했다

평생을 괴로워하면서 살아

그 괴로움이 뭉치고 뭉쳐

단단하고 단단하게 굳어진 것이어야만 했다

그 어떤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그 어떤 돌로도 깨지 못하는

견고한 피리 하나가 되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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