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뼈 / 유자효
불에도 타지 않았다
돌로 찧어도 깨어지지 않았다
고운 뼈 하나를 발라내어
구멍을 뚫었다
입을 대고 부니 미묘한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번뇌를 달래는 힘이 있었다
사랑을 북돋아 주진 못하지만
고통을 어루만지는 부드러운 힘
오직 사람의 뼈이어야만 했다
평생을 괴로워하면서 살아
그 괴로움이 뭉치고 뭉쳐
단단하고 단단하게 굳어진 것이어야만 했다
그 어떤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그 어떤 돌로도 깨지 못하는
견고한 피리 하나가 되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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