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본거지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활동 중인 작가 강익중(50)이 7일부터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과 신관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연다. 국내에서도 광화문 공사현장의 가림막 작품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연 백남준과의 2인전으로 이미 낯이 익은 강익중은 그러나 화랑 전시는 무려 14년 만이다. 그만큼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치중해온 셈이다.
전시에서는 1392개(조선이 건국된 해를 의미)의 작은 달항아리를 전시장 바닥에 늘어놓은 작품을 비롯해 '해피 월드'와 '산' 연작 등 해외에서 주목받은 작품이 총망라됐다. 전시 부제는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 결합과 소통, 그리고 그것을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내포된 타이틀이다.
6년 전부터 달항아리 작업에 푹 빠져 있는 강익중은 "달항아리에는 내 어릴적 고향마을에서 보았던 떠다니는 구름이 있고, 긴 여행 끝에 뉴욕 JFK공항에 도달할 즈음 바라본 떠오르는 오렌지빛 달이 있으며, 차이나타운 내 스튜디오에서 3달러짜리 점심을 먹을 때 슬며시 빗겨 들어오던 햇살이 있다"며 "내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았던 하나된 조국의 달을 띄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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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준 작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5~10년간 담금질을 거치는 강익중은 달항아리 외에 폭포, 산, 한글 등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를 모티프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소개하는 '산' 연작은 버려진 나무조각에 먹선을 그은 것이며, 폭포 연작 또한 먹으로 그린 산 그림에 흰 물감을 흘리듯 더해 그 무심한 듯 덤덤한 마음가짐이 감지된다.
현재 세계 각국 어린이들의 작은 그림을 모아 대형 벽화를 만들고 있는 그는 "투병 중인 어린 환자들이 손수 그림을 그리며 그 안에서 꿈과 희망을 찾는 작업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기쁨과 슬픔, 얻음과 잃음을 아우르는 이 월드 프로젝트를 100개 병원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