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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락

o미술 세상

by 송강 작가 2020. 12. 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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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락

미국 추상 표현주의 미술의 대표 작가.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물감을 뿌리며 그림을 그리는 ‘드립 페인팅’이라는 혁신적인 기법으로 회화의 정의를 바꿔 놓았다. 생전에 이미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 반열에 올랐으며 미국 미술이 유럽의 영향을 벗어나 자신의 색을 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1912년 미국 와이오밍에서 5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측량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자주 이사를 다녔다. 아홉 살 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면서 폴록은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예술 고등학교를 다녔으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었다. 1930년 역시 화가가 되고 싶어 했던 형과 함께 뉴욕으로 와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지역주의 화가 토머스 하트 벤턴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는 거장들의 그림을 연구하는 한편 벽화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벽화 화가들과 어울리며 작업을 함께 했다. 1932년 처음으로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으나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1937년부터 1943년까지 연방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작품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대공황 시기에 예술가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목적으로 시행된 것이었다.

이 당시 폴록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원래 폭력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인데다 늘 술에 취해 있기 때문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경찰서를 자주 들락거렸다. 1938년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위해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이때 무의식을 표현하는 그림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라는 충고를 들었다. 그는 초현실주의, 입체파 등의 영향을 받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 일은 그가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구상적, 재현적 요소가 강한 그림을 그렸다.

1936년 훗날 부인이 되는 리 크래스너를 처음 만났다. 그녀 역시 추상 표현주의 화가로 1940년대 초 폴록의 그림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그의 미술을 지지해 주었다. 1945년 결혼하여 폴록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에 전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43년 정부 프로젝트 일을 그만두고 미술관의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페기 구겐하임을 만났다. 그녀는 폴록의 첫 개인전을 열어 주었고 비교적 호평을 얻었다. 1943년 페기 구겐하임은 폴록에게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입구에 벽화를 그려달라고 의뢰했는데 이 작업은 그가 ‘드립 페인팅’이라는 기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40년대 중반부터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점점 더 추상적이고 거친 느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1947년에 이르러 ‘드립 페인팅’ 기법을 찾았고, 1948년 완성한 〈넘버 1A〉는 그의 대표적 스타일이 최초로 등장한 작품이었다. 1950년 베티 파슨스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을 통해 ‘드립 페인팅’ 작품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바닥에 놓인 거대한 캔버스 위를 오가며 물감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완성되는 그의 혁신적인 그림을 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당혹스러워했으나 거물 평론가 해럴드 로젠버그를 비롯해 소수의 사람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1948년부터 1950년대까지 술을 끊고 창작 활동에 매진하며 ‘드립 페인팅’ 작품을 많이 만들었고 예술가로서 정점을 찍었다.

1952년에는 구상적인 스타일의 그림과 흑백 페인트를 사용한 그림을 주로 그렸는데 평가가 좋지 않았다. 다시 술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점차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급기야 1954년 이후로는 작품 활동이 뜸해졌다. 1956년에는 아내 크래스너마저 그를 견디지 못하고 유럽으로 떠났다. 1956년 8월 내연의 관계였던 스물다섯 살의 젊은 화가 루스 클리그먼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캔버스의 개념을 재현하고 표현하는 공간에서 직접 행동하는 공간으로 바꾸어 놓음으로써 현대 미술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의 그림은 동시대 추상 표현주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이후 등장하는 미술 운동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 예술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그를 ‘현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라고 평가했다. 잭슨 폴록을 중심으로 한 ‘뉴욕 스쿨’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기 시작하면서 세계 미술의 중심축이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옮겨 오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위 순위권 내 작품(2014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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