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송태한
숲이 쥐 죽은 듯 동면에 들 때
나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가진 것 없는 알몸에
눈 속에 엎드려 숨을 고르고
덕장 사이로 얼었다 녹은 살점
깃발인 양 나부낀다
추억은 혹한에 뼛속까지 얼어붙고
못다 한 사랑도 살결이 터서
나무지게 발채 같은 허공에
꽃잎처럼 허물 띄우면
가시가 드러나는 신열身熱의 고통
이름도 넋도 높바람에 말라
시래기처럼 바싹 야윈 한 오라기 꿈에
남은 건 반짝이는 금빛 속살뿐
-송태한 시집 『퍼즐 맞추기』(천년의 시작)
◇시인 송태한 대표시 모음2 (0) | 2020.01.26 |
---|---|
송태한 대표시 모음 (0) | 2020.01.25 |
송태한 전자 시집『우레를 찾다』 eBook 출간(교보문고) (0) | 2019.11.18 |
서울 SOS /송태한 (0) | 2019.08.28 |
이슬방울처럼/송태한 (0) | 2019.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