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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송태한

o송태한의 시와 시집

by 송강 작가 2019. 11.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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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송태한

 

숲이 쥐 죽은 듯 동면에 들 때
나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가진 것 없는 알몸에
눈 속에 엎드려 숨을 고르고
덕장 사이로 얼었다 녹은 살점
깃발인 양 나부낀다
 
추억은 혹한에 뼛속까지 얼어붙고
못다 한 사랑도 살결이 터서
나무지게 발채 같은 허공에
꽃잎처럼 허물 띄우면

    
가시가 드러나는 신열身熱의 고통
이름도 넋도 높바람에 말라
시래기처럼 바싹 야윈 한 오라기 꿈에
남은 건 반짝이는 금빛 속살뿐

-송태한 시집 『퍼즐 맞추기』(천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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