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송태한
동지섣달 홀로 넘긴
정월 대보름 자정
달빛 켜켜이 내 몸을 감싸면
이윽고 허공에 오르리
사방십리 벌레와 들짐승
바람마저 잠든 적막강산
금줄 띠 두르고
찬 서리 떨치며
까마득히 떠오르리
소도蘇塗, 마지막 정토
곧은 장대 볏짚단 끝에서
탑신제 향불 내음 밟고
북두칠성 등대 삼아
잔 날개 내저으며
기어이 하늘에 날아오르리
올라가 엎드려 눈물로 고하리
핏빛 소원 한 줄 담긴
그은 소지 한 장
얼음장 같은 오리부리에 꼬옥 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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