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송태한
한 자루 촛불밖에
나는 가진 게 없습니다
작은 몸에 가녀린 손
초에서 초로 이어진 마음뿐
우리는 아직 미약할 지 모릅니다
떨리는 잎새 같은
종이컵에 양초 하나 들고
부모 손 잡고 나온 아이부터
휠체어에 몸을 실은 노인까지
지하도에서 넘쳐나오고
골목마다 가득한 인파가 모여
어스레한 광장을 메웠습니다
가슴에 켠 불빛 하나
칠흑 어둠의 빛 한 줌이지만
우리의 뜨거운 노래가 어쩜
폭우 앞의 꽃잎처럼 떨어진다해도
일어나 함께 부르는 합창은
붉은 단풍처럼 산을 물들여 갑니다
한 사람의 기도
눈가에 고인 눈물 한 방울이
비록 사소하고 나약하겠지만
광장에서 피어난 불꽃
더불어 밝힌 꽃불은 거리를 적시고
큰 강 되어 도시를 흐릅니다
함께 걷는 발걸음은 땅을 울리고
날아오르는 새떼처럼
지진처럼 산마루 뒤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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