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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송태한

o송태한의 시와 시집

by 송강 작가 2018. 3. 1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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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송태한

 

 

한 자루 촛불밖에

나는 가진 게 없습니다

작은 몸에 가녀린 손

초에서 초로 이어진 마음뿐

우리는 아직 미약할 지 모릅니다

떨리는 잎새 같은 

종이컵에 양초 하나 들고

부모 손 잡고 나온 아이부터

휠체어에 몸을 실은 노인까지

지하도에서 넘쳐나오고

골목마다 가득한 인파가 모여

어스레한 광장을 메웠습니다

가슴에 켠 불빛 하나

칠흑 어둠의 빛 한 줌이지만

우리의 뜨거운 노래가 어쩜

폭우 앞의 꽃잎처럼 떨어진다해도

일어나 함께 부르는 합창은

붉은 단풍처럼 산을 물들여 갑니다

한 사람의 기도

눈가에 고인 눈물 한 방울이

비록 사소하고 나약하겠지만

광장에서 피어난 불꽃

더불어 밝힌 꽃불은 거리를 적시고

큰 강 되어 도시를 흐릅니다

함께 걷는 발걸음은 땅을 울리고

날아오르는 새떼처럼

지진처럼 산마루 뒤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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