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잠
송강 송태한
기다란 더듬이 가늘게 떨며
나비는 떠날 듯 머물 듯
지표 끝에 부채 같은 두 날개 모은다
노을 바람 함초롬 이슬 머금고
해를 비켜 어둠 돌아 건너가는
생과 사 부화의 굴레
산란하는 빛살에 기대어 날개 말린다
가슴속 조롱에 잠들지 않는
의문부호를 기르며 사는 삶
제철 방초마다 생소하고 아찔하기만 하다
갸우뚱한 기울기로 들여다보는
겹눈의 아침, 제 몸집 몇 배
은빛 날개 살랑살랑 비추어 보지만
도무지 잡히지 않는 꿈의 언저리
맴돈다 해종일 기웃거린다
화분花粉에 묻어나는 아득한 환영
꽃무릇 이파리에 기대어 꿈속으로
손끝에 닿지 않는 인연의 고리 거슬러
본 적 없으나 내내 애틋한
잊혀졌으나 눈앞에 선한
풍경 따라 귀환하는 주문을 왼다
나비잠/송강 작가의
'시와 그림을 그리다'
https://guminnews.tistory.com/m/1129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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