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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도 /허형만

o문학 세상

by 송강 작가 2018. 8. 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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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도 /허형만

   매일 아침 일곱시 반이면 어김없이 출근길에 오르는 光木국도변에는 속도를 측정하는 이동카메라가 숨겨져 있다 햇살 좋은 봄날 금천에서는 벌 나비와 교접하는 배꽃들의 거친 숨소리가 찍히고 남평 오거리에서부터 나주 방면으로 뻥 뚫린 길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맨발로 떼지어 달리는 소나기의 뒷발꿈치도 찍히고 어린 코스모스들이 셋! 넷! 복창하며 갓길로 줄지어 등교하는 학다리쯤에선 달작지근한 안개의 혓바닥도 찍히고

  매일 저녁 여섯시면 어김없이 귀가길에 오르는 光木국도변에는 속도를 측정하는 이동카메라가 숨겨져 있다 무안군청 앞을 벗어날 때 가로수 백양나무잎이 톡, 부러지는 순간의 아찔한 전율이 찍히고 고막원역 앞 신호등을 무시하고 날아오르는 회오리바람의 당당한 오만도 찍히고 광주로 들어서는 언덕배기 구석에서 잔뜩 웅크리고 있는 덜 녹은 눈더미의 오디빛 입술도 찍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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