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송태한
화려한 꽃 장식에
물결치는 무성한 잎사귀
잔바람 쉬어가는 나무 그늘과
벌 나비 유혹하는 향기는 평생 모를지라도
먼지 날리는 목마른 사막
남루하고 비속한 풍속에
지쳐 쓰러지지 않기 위해
가슴 한 칸의 텅 빈 공허함과
뼈저린 통증마저 감추기 위한
가시는 나만의 의상
누구도 섣불리 범접치 못할
모질고 험한 투구로 비칠지라도
뙤약볕 아래 기나긴 갈증의 끝
매일 돋아나는 생채기 위에 쓰리게 닿는
지나는 구름이 툭 던져주는 은화 몇 잎
적선 같은 한 줌의 빗방울
그 한 모금 단비를 삼켜
내 생애 오직 한 번
소금보다 진하게 빛나는
눈물 같은 꽃 한 송이 피우기 위한
가시는 내 삶의 이유
스스로 선택한 가시밭길
내 하나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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