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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한/문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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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강 작가 2019. 5. 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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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한 시인의  '문손잡이'

 

 

 

돌쩌귀 닳도록 넘나들던 문지방에 홀로 남아

 

심장 뛰던 그리움과 가슴 찡한 작별의 틈새에 박혀서

 

사랑의 상흔처럼 문손잡이는 그은 벽을 움켜잡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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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태한 시인은 시집『퍼즐 맞추기』<자서(自序)>에서 꼬리치며 제 체취 지우는 피라미처럼 난 강바닥 모래 틈에 한 움큼 알을 깐다.”고 시집 출간의 심정을 피력하고 있다

  이 시집을 끝까지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읽다보면 아닌 게 아니라 시인의 이 <자서(自序)>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기억의 알들이 얼마나 빛나 보이는지 알 수 있고, 나아가 감각의 교감에 의한 새로운 상상력에 의한 시의 힘 또한 참으로 감동적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떠나온 집, 빈 집, 버려진 집 등에 대한 시편들을 제법 보아왔지만 이 작품처럼

문손잡이라는 시적 대상에 대한 섬세한 시선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작품은 별로 흔치 않다.

왜냐하면 이 시에서의 기억은 사랑의 상흔에 다름 아닌 그리움의 전부인 문손잡이가 보여주는 상상력 때문이다. 이 상상력은 지금은 비록 문지방에 홀로 남아” “벽을 움켜잡고 있지만, 한때는 가족들이 이 집과 가슴 찡한 작별이 있기까지 돌쩌귀 닳도록 넘나들던삶의 숨소리와 삶의 애환과 충일한 행복 등이 마치 밤하늘의 별빛처럼 빛나기 때문이다. 이미 한 가족이 떠남으로써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낡은 집에 대해 오로지 문손잡이하나만의 묘사로도 이렇게 기억의 알을 보여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신선한가.

 

-허형만 시인. 목포대 명예교수 (영국 IBC 인명사전에<2002년 세계의 시인>으로 등재